우리나라 인구가 올해 안으로 감소세로 돌아선다고 합니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월 인구동향’에 의하면 올해 1월 출생아 수는 작년 1월보다 11.6% 줄었습니다. 2019년 합계출산율 역시 0.92명으로 1명이 채 안 됩니다.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혼인 건수가 8년째 줄고 있고 혼인을 늦추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 또한 그 이유 중 하나죠. 이들은 자녀를 낳지 않는 주된 이유로 경제적 여유 부족을 꼽았지만, 최근 들어 임신과 출산에 따른 경력 단절 우려와 육아에 대한 심적 부담 등의 이유 또한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4월 취재로 만난 '남녀하우스'의 건축주 역시 딩크족 부부입니다. 그들은 1980년대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이자, 여의도 증권가에서 일하는 금융 전문직 종사자입니다. 여행을 좋아하고 와인바 데이트를 즐겼던 부부는 결혼을 하고도 일과 개인 생활을 변함없이 유지하고 싶었고, 결혼 전부터 함께 고민한 끝에 자녀를 두지 않는 결혼 생활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아빠와 엄마가 아닌, 남편과 아내로, 남자와 여자로서 부부 둘만으로 이루어진 가정을 꾸리고자 했죠. 2020년,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결혼과 출산은 여전히 큰 화두입니다. '졸업하면 취직해라, 취직하면 결혼해라, 결혼하면 출산해라'. 차근차근 인생의 계단을 밟아가는 것이 당연했던 기성세대와 개인의 자유와 선택의 다양성을 중요시하는 새로운 세대 사이의 여러 공론은 주제도 모양도 다양하게,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죠. 지금 와 생각해보니, 이 갑론을박에 마땅한 답이 없는 것은 애초부터 무의미한 공론이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어요.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어떤 선택과 결정이든 절대적으로 옳고 그른 것은 없을 테니까요.
다만, 통념에 맞서 쉽지만은 않았을 선택을 한 그들의 얼굴에서 발견한, 자기 삶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판단할 줄 아는 어른이자 진정으로 삶의 주체가 된 사람의 표정은 제게서 꽤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단순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명제, '더 나은 삶'을 위한 고민과 생각이 그들과 함께 했기 때문이었겠죠. 둘만으로 완전한 삶을 꾸리고자 했던 그 남자와 그 여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고스란히 담은 집, 남녀하우스. 이번 주 뉴스레터에서는 이 집의 탄생기와 공간, 건축주와 건축가의 목소리를 통해 집과 사는 이를 둘러싼 다층적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김윤선 부편집장 드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적한 동네에 집 지을 땅을 발견한 부부는 온전히 그들만의 생활방식과 개성을 담은 집을 지었습니다. 한 층 면적이 11평 정도인 이 작은 집엔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을 따라 남편과 아내 전용 화장실이 두 개나 있고, 작은 테라스와 넉넉한 옥상 정원도 있습니다.
'집 같지 않은 집'을 원했던 그들의 바람대로 1층에 자리한 주방은 퇴근 후 잠깐 들른 카페나 와인바 같은 공간이 됐고, 거친 콘크리트 마감을 그대로 노출한 내부는 브루클린의 여느 호텔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남녀하우스의 탄생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홍중희 씨와 김명실 씨는 결혼한 지 1년 반 남짓된 신혼부부입니다. 결혼으로 혼자에서 둘이 되는 새로운 삶을 준비하며, 집을 짓는 과정 속에서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는 그들.
서울에서 온 남자와 부산에서 온 여자. 자란 동네도, 성격도, 생활 방식도 달랐던 남녀가 오롯이 둘 만을 위해 지은 집. 남녀하우스에서 두 사람을 만나 그들의 집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건축 설계는 업종으로 분류하자면 '서비스업'입니다. 건축주의 요구와 자본, 법적 제한, 여러 이해관계 사이 조율을 포함하는 총체적인 디자인 서비스라 할 수 있죠. 하지만 여기 이에 대해 다른 생각을 이야기하는 건축가들이 있습니다. 건축은 서비스업이라는 미명하에 갇혀 있지만, 전문가로서 주관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는 소신 있는 건축가들, 에이오에이 아키텍츠입니다. 건축가의 소신과 시대정신, 사는 이의 면면을 담는 어쩌면 가장 사적인 건축으로써 집. 이 세 가지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에이오에이 아키텍츠 서재원 대표와 이의행 소장에게 그들이 이 시대 건축가로서 생각하는 건축과 집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브리크brique> 웹 미디어에서 남녀하우스에 관한 더 많은 사진과 전체 도면, 다이어그램, 건축개요, 건축가의 글과 더 많은 다른 집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지금 방문해보세요! <브리크brique> 세 번째 이야기 vol.3 (2020년 봄호)가 출간됐습니다. 이번호는 밀레니얼들의 다채로운 삶의 방식에 주목한 다양한 주거 공간과, 집 근처 동네에 새롭게 등장한 신개념 공간과 서비스를 담았습니다. 아이 없는 부부가 함께 또 따로 사는 집 '남녀하우스', 1인 가구를 위한 사회주택 '청운광산', 커뮤니티 기반 주거 서비스 '에피소드 성수 101'에 담긴 이야기를 기획자와 건축가, 거주자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다층적인 이야기를 전합니다. '동네가 내 집이 된다면 Near my home'을 주제로 집 근처, 동네를 중심으로 새롭게 나타나는 움직임도 포착했습니다. 거실과 부엌 등 집의 공간을 집 밖으로 끌고 나온 '프로젝트 후암', 카페와 코인세탁방을 결합한 '론드리 프로젝트', 연희동과 연남동에서 동네 콘텐츠를 개발한 어반플레이의 '쉐어빌리지' 등 동네와 지역을 중심으로 숨은 매력을 발굴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기획자들과 그들이 제안한 공간 사례를 담았습니다. 책은 교보문고와 북스리브로 전국 매장, 스틸북스, 책발전소 광교, 최인아책방 등 오프라인 서점과 인터넷교보,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서점에서 각각 구매 가능합니다. 뉴스레터 내용이 제대로 보이지 않으신다면? 웹에서 보기 매월 1, 3주 수요일에 뉴스레터를 받고 싶지 않으시다면? 수신거부 Unsubscribe info@brique.co 04779 서울시 성동구 뚝섬로1나길 5, G701호 (성수동1가,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02-565-01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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