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작은 집, 틈새 집들을 열심히 짓는 건축가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누가 그러라고 한 것도 아닌데 집으로서 필수 기능을 갖추는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이 설계한 집에서 살아갈 이들을 위해 보물같은 기능들을 숨겨 놓습니다. 이를테면, 이웃의 일조권 때문에 의무적으로 만들어야하는 경사지붕을 멋스럽게 활용해 천창 못지 않은 측창을 뚫습니다. 평소는 닫아뒀다가 가끔 열면 시간에 따라 집을 밝히는 햇빛과 함께 흘러가는 구름도 감상할 수 있죠. 좁은 공간을 넓게 쓰기 위한 스킵 플로어skip floor 때문에 생긴 계단참도 허투루 두지 않습니다. 2~3층 사이에는 아이들이 책을 읽거나 장난감 놀이를 할 공간을 만들고, 3~4층 사이에는 엄마들이 차 한잔 마시면서 잠시 휴식도 취하는 카페 기능을 넣어 두죠. 집의 생로병사와, 사는 이가 집을 통해 느낄 희노애락을 미리 생각하는 건축가들이 주는 선물present이자 뜻밖의 기쁨serendipity이죠. 그러나 정작 작은 집을 짓는 건축가와 시공자는 아주 고생스럽습니다. 집이 작다고 건축 과정까지 간단하지는 않기 때문이죠. 서너명이 동시에 서 있기도 어려운 좁은 땅에 지하를 파고, 앞뒤 높이 차가 많은 기울어진 땅의 기반 공사를 합니다. 레미콘 차를 동원하면 민원을 넣겠다고 반대하는 이웃들을 달래가며 콘크리트 타설해 한층 한층 올리죠. 작은 집을 짓는 것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수익도 크지 않지만 도시에서 함께 살아갈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역량을 집중하는, 진정 전문가죠. 서두가 길어졌네요. 남모르는 노력으로 더 살기 좋은 도시, 행복한 집을 만들어 주는 젊은 건축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내며, <브리크brique>는 더 잘 기록하고 널리 알려 우리나라의 주거문화와 건축생태계가 발전하는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정지연 드림
올해도 어김없이 대한민국의 젊은 건축가들이 상을 받았습니다. 그 치열한 고민을 기록하는 전시가 지난 11월 22일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시작되어 다녀왔습니다. 대담에 나서는 수상자들도 만날겸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에디터의 눈길을 강력하게 끈 것은 '2019 젊은건축가상' 기념 단행본. 매년 발간되지만 올해는 꽤 특별했습니다. 기존처럼 작품을 나열하고 설명하는 형식에서 벗어나, 다섯 개의 주제어를 통해 각 수상자들이 품어 온 짙은 사유와 철학의 안경 너머로 작품 이야기를 곁들이는 형식이었습니다. 젊은 건축가들의 흥미로운 시선, 비평가들의 위트 있는 문장들을 골라 전시 현장과 함께 전해봅니다.
공간개발그룹. 경계없는작업실이 스스로를 정의하는 문장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설계만하는 것이 아니라 땅을 고르고 사업성도 검토하고 공간의 임차까지 도와주니 고전적 의미의 건축가는 아니죠. 빅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해 건축의 전 과정에서 해법을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하는 비전을 갖고 있는 경계없는작업실. 어떤 경계를 넘나들어 새로운 경계를 만들고 있는지, 문주호 대표와 좋은 공간, 그리고 좋은 집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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