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한 아키텍츠, 철쭉과 억새 사이, 진진가, 등촌오각, 이솝 성수, 사울 레이터, 서울라이트 이번 주 뉴스레터 소식은? → 관성을 거부하는 실험 정신의 ‘정영한 건축가’ 인터뷰 → 자연에 순응하는 겸손한 공공건축 ‘철쭉과 억새 사이’ → 흥미진진하지만 편안한 집 ‘진진가’ → 복잡한 골목에 쉼표처럼 자리한 오각형 집 ‘등촌오각’ → 과거의 시간과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담은 ‘이솝 성수’ → 컬러 사진의 선구자 ‘사울 레이터 사진전’ → 주목해야 할 젊은 건축가 #7 ‘심플렉스건축’ Article 집, 지금 여기를 깨닫는 자리 2주 전, 뉴스레터를 통해 소개해드렸던 문과 벽이 없는 집, ‘정, 은설’은 브리크매거진 SNS와 웹미디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는데요. 이 집은 과연 어떤 의도로 지어졌을까,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정, 은설의 설계를 맡았던 정영한 건축가를 만나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숨겨진 의미까지 다양한 얘기를 듣고 왔습니다. 질끈 묶은 머리와 수염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인상과는 달리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정영한 건축가는 "거주자가 집 안에서 능동적으로 자신만의 공간을 찾아갈 수 있고, 자신만의 감각을 열 수 있어야한다"며 집에서의 경험과 감각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실험하는 자세를 늘 견지한다고 합니다. “관성에 몸을 맡기는 것, 그래서 자신의 선택을 의심하지 않는 것은 건축가에게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일을 오래 하다 보면 쉽게 가고 싶은 부분들이 불쑥불쑥 보이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의식적으로 그 편안함을 거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매번 ‘실험’이라는 화두를 던지죠.” - 정영한 건축가 스스로 실험정신을 곧추세우고 작업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사무소의 규모를 키우지 않는다는 그의 태도에서도 편안함을 거부하는 면모가 느껴집니다. 끊임없이 다른 문법을 추구하는 정영한 건축가의 ‘정, 은설’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Projects 철쭉과 억새 사이ㅣ디림건축사사무소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봐야 할 곳 50선’에 선정되기도 했던 경남 합천의 황매산. 이곳에 지어진 건축물 하나가 최근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디림건축사사무소가 설계한 관광휴게소 ‘철쭉과 억새 사이’가 바로 그것인데요. 해발 850m에 지어진 반원형의 단층 건물은 꽉 막힌 일반 건물과 달리 공간을 듬성듬성 비워내 내외부의 경계를 없애고 자연과 마주하는 통로로 기능하게 했습니다. 건축적 주장을 줄이고, 자연에 순응하며 풍광을 향유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높이 평가 받아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2021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대통령상)’은 물론, ‘2021 한국건축가협회 건축상’, ‘제14회 경상남도 건축상 최우수상’ 등 국내를 대표하는 건축상 3관왕에 올랐습니다. 건축가와 지역주민들, 해당 지자체가 협력해 완성한 공공건축의 모범사례로 주민들과 방문객 모두에게 가치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철쭉과 억새 사이’. 어떤 매력으로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는지 함께 살펴보시죠. 진진가ㅣ아키텍츠진진 건축사사무소 흥미진진의 ‘진진’을 따서 이름을 붙인 ‘진진가’는 용인 흥덕지구 택지에 위치한 단독주택입니다. 도로에 면한 모퉁이 땅이라는 점을 고려해 곡선을 디자인의 주 요소로 삼았는데요. 동선이 흐르는 곳에 곡선을 두어 자연스레 공간을 구분하고, 마당을 향해 집을 열어 각 공간과 실내외를 적극적으로 연결했습니다. 곡선과 함께 진진가에서 두드러지는 또 다른 요소는 바로 빛인데요. 남측 마당에 큰 창을 계획하고, 외부로 닫힌 공간이 답답하지 않도록 천창과 보이드 공간을 둔 결과,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실내에 따뜻한 빛이 흘러내립니다. 천창, 계단, 보이드를 통과한 빛들은 시시각각 다른 형태를 만들어내며 공간을 채우고 있죠.
외부로는 닫히고 내부로 열린 상반된 얼굴을 가진 건물의 특징을 나타내고자 도로에 면한 외벽은 백색 플라스터(STO)를, 남측 마당에 면한 외벽은 시간에 따라 자연스레 변화하는 목재를 사용해 마감했습니다. 곡선, 빛, 재료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진진한 집, ‘진진가’를 소개합니다. 등촌오각ㅣ오후건축사사무소 ‘등촌오각’은 코너를 끼고 있는 대지의 한계를 영리하게 활용한 프로젝트입니다. 도로와 도로가 만나는 코너형 대지에서는 건물이 모서리에서 일정 부분 후퇴해 지어져야 하죠. 이를 ‘가각전제’라고 하는데요, 등촌오각을 설계한 건축가는 가각전제로 오각형을 띠게 된 대지 형태를 건물의 기본 골격으로 삼았습니다.
덕분에 어느 각도에서 봐도 같지 않은 독특한 형태의 건축물이 탄생했습니다. 복잡하고 과밀한 골목에 여유를 더하고자 외관을 차분한 백색으로 계획하는 대신 3, 4층 테라스에 루버형 난간을 계획해 단조로움을 탈피했죠. 주거와 상업 용도를 겸하는 건물이기에 공간을 적당히 여닫는 것 또한 중요했습니다. 이에 매장이 들어설 1, 2층에는 도로와 면한 부분에 큼지막한 창을 냈고, 주택으로 쓰일 3, 4층에는 사생활을 침해받지 않으면서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테라스를 군데군데 마련했습니다. 복잡한 골목에 쉼표처럼 자리한 건물, ‘등촌오각’을 만나보세요. News 🕰 시간의 축적을 담은 ‘이솝 성수’ 오픈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길 57 11:00-21:00 이솝의 한국 내 12번째 시그니처 스토어인 ‘이솝 성수’가 지난 20일 성동구 연무장길에 새롭게 선을 보였습니다. 오래된 단층 공장에 전통 한옥에서 받은 영감을 연결해 리노베이션한 공간인데요.
공간 설계는 이솝 인하우스 디자인팀과 우리나라 시공 전문가들의 협업을 통해 완성했는데, 소재와 건축양식에서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것이 눈에 띕니다. 우선 한옥의 대들보 형상을 차용한 천장, 내부 벽과 바닥에 사용한 황토로 단열성을 높이고 전통의 느낌을 이어냈습니다. 자연 채광을 최대한 살려 천장의 틈으로 내리쬐는 햇빛을 받으며 소나무로 만든 선반과 의자, 각종 수납장이 은은한 빛을 냅니다. 재활용한 건축자재뿐만 아니라 시간의 축적을 담은 벽시계 등 빈티지 가구로 지속가능성을 먼저 실천하는 친환경적인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이솝 성수의 또 다른 포인트는 내부의 작은 중정입니다. 국내 조경 디자이너와 협업해 만든 공간으로, 헐떡이풀을 비롯한 국내 자생 식물과 흑자작나무 등을 볼 수 있으며, 야외 싱크에서는 이솝의 제품을 컨설팅 받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과거의 시간과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담은 ‘이솝 성수’를 둘러보세요. ❄️《사울 레이터: 창문을 통해 어렴풋이》 2021년 12월 18일(토) ~ 2022년 3월 27일(일) 피크닉 piknic 10:00-18:00 (월 휴무) 국내에서 최초로 소개되는 사진작가 사울 레이터Saul Leiter의 회고전이 피크닉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컬러 사진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사울 레이터는 뉴욕에서 활동하며 동시대 사진작가들과 사뭇 다른 시선으로 거리의 일상을 포착했는데요. 평범한 일상의 풍경을 회화적 방식으로 담아낸 그의 사진에는 특유의 서정과 고요가 깃들어 있습니다. 전시장에서는 1940년대부터 60여 년에 걸쳐 촬영한 사진과 슬라이드 필름, 1950~60년대 패션 화보, 그림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시는 내년 3월 27일까지. ✨ ‘서울라이트’ 개최 2021년 12월 17일(금) ~ 2022년 1월 2일(일) 19시부터 4회, 한 시간 간격으로 12분씩 상영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 서울의 대표적인 겨울 행사인 ‘서울라이트’가 DDP에서 진행 중입니다.
지난 2019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행사는 코로나19로 지친 시민과 세계인을 위로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취지로 계획되었습니다. 매일 저녁 7시부터 밤 10시 정각에 하루 네 차례씩 DDP의 220m 외벽에 영상을 투과해 빛과 미디어, 영상과 음악을 통한 화려한 콘텐츠를 선보입니다. DDP 뒤편으로 조성된 공원의 비탈면을 따라 2m 높이의 조명트리 100개가 만들어내는 ‘빛의 정원’도 꼭 봐야하는 스폿.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전시는 내년 1월 2일까지. Notice 2021년 주목해야 할 올해의 젊은 건축가👀 젊은건축가포럼과 건축공감이 함께 만들고 운생동과 브리크가 후원하는 영상인터뷰입니다. 매월 선정된 건축가를 찾아가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대표 작업을 풀어내는데요, 이번 주인공은 바로 ‘심플렉스건축’입니다. 진취적이고 흥미진진한 건축이야기를 품은 젊은 건축가들을 만나보시죠! Books <브리크brique> vol.8(가을겨울 합본호)를 여러분께 선보입니다. 이번 책은 ‘한국 건축과 공간의 헤리티지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다채로운 공간을 조명합니다. 단순히 오래된 것을 보존하고 재현하는 식의 접근이 아닌, 적절한 개입을 통해 미처 몰랐던 가치를 찾아내 이를 새로운 유산으로 재탄생시킨 사례를 소개합니다. 그뿐 아니라, 각기 다른 삶의 형태를 반영한 여러 주거 공간을 찾아 사는 이와 만든 이의 이야기를 묻고 들었습니다. 주거에서 나아가, 브리크 편집팀이 선별한 도심 속 공공, 상업 공간도 함께 담았으니 무료한 일상을 깨우는 공간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브리크brique> vol.8을 만나보세요. Editor's Letter📮 수십 번 맞는 새해지만, 2021년도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여전히 소름이 오소소 돋는 건 왜일까요? 브리크 에디터들은 올해 마지막 뉴스레터 발행을 앞두고 각자의 마음에 남은 올해의 건축 공간을 꼽아봤어요. ‘양천 숲속도서관’, ‘주한 스위스 대사관’, ‘철쭉과 억새 사이’, 부산 ‘코랄라니’, 제주 ‘무거버거’ 등이 에디터들의 사심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어요. 제 원 픽은 ‘남양 성모성지 대성당’이었답니다. 거대한 스케일의 공간이 주는 특유의 안온한 분위기가 무척 상반되어 인상적이었거든요. 2021년의 끄트머리를 통과하는 지금, 올 한 해 여러분의 마음을 울린 것들을 한 번 떠올려 보세요. 대단한 건축물이나 예술작품이 아니더라도 스쳐간 풍경, 또는 누군가의 한 마디일 수도 있겠죠. 뾰족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아도 괜찮아요. 마음이 향했던 방향을 어렴풋하게 되짚는 것만으로 우리는 좀 더 또렷해질 테니까요. 올 한 해도 브리크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2년에도 다양한 사람과 공간을 아우르는 똘망똘망한 이야기들로 찾아 뵐게요! 에디터 달🦦 드림 ㈜브리크컴퍼니 l info@brique.co l 02-565-0153 04779 서울시 성동구 뚝섬로1나길 5, G701호 (성수동1가,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
도시, 공간, 사람을 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