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리그램, 김은산, 숲이 오래, 아치 쌓기, 모노플렉스 오시리아, 원형 정원 이번 주 뉴스레터 소식은? → 100년 전후의 파리를 사진으로 비교해 보는 ‘세기의 기분’ → 어린이들을 위한 숲 체험 놀이터 ‘숲이 오래’ → 층층마다 다른 재질로 켜켜이 쌓아 올린 비범한 오피스텔 ‘아치 쌓기’ → 부산 기장의 새 명소 ‘모노플렉스 오시리아’ → 미술관 내 유휴지를 식물공원으로 만든 ‘원형정원 프로젝트’ → 영국 현대미술 작가 ‘줄리안 오피’의 시선으로 보는 사람, 동물, 풍경 Place ‘기억극장(아트북스, 2017)’, ‘애완의 시대(문학동네, 2013)’, ‘비밀 많은 디자인씨(양철북, 2010)’ 등을 통해 사회적인 분석과 미학적인 시선이 교차하는 영역에서 작업해온 김은산 작가가 ‘스페이스 리그램space regram’ 이라는 연재로 <브리크brique> 독자와 대화의 문을 엽니다. 인문학과 영상문화이론을 전공한 그는 인문 서점 운영과 사회주택 기획, 지역 매체 창간 등을 통해 공간과 사람을 매개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습니다. 한 컷의 사진을 매개로 도시인의 일상을 돌아보는 그의 독특한 시선을 통해 독자 여러분께 짧은 사색의 시간을 선물하고자 합니다. [스페이스 리그램] ① 세기의 기분 첫 회는 20세기 초 프랑스 파리의 골목골목을 다니며 당시 건축물과 파리지엥의 일상을 기록했던 으젠느 앗제Eugène Atget의 옛 사진과, 지난해 5월 팬데믹으로 텅 비어버린 파리의 주요 명소를 찍은 이탈리아 사진가 마우리치오 리마Mauricio Lima의 작품을 빗대 전환의 순간에 직면한 도시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리마는 파리 6구 세느 가의 모퉁이, 몽마르트로 올라가는 계단, 세르방도니 가 14번지, 노트르담 성당, 부르도네의 막다른 골목 등 앗제가 남긴 그 장소를 꼭 100년만에 다시 찍었는데요, 앗제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로 뉴욕타임즈가 게재해 화제가 됐죠. 앗제는 당시 파리 개조사업으로 사라져가는 파리 시가지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곳곳을 다니며 사진을 찍는데 열중했는데요. 비평가 월터 베냐민은 앗제의 사진을 ‘아우라aura의 소멸’이라며, 근대 프랑스가 종식하고 20세기 현대 사회로 전환되는 순간을 담았다고 평가하기도 했죠. COVID-19가 가져온 여러 변화들 앞에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느끼고 있는 불안과 두려움을 100년 전 사진과 비교해 또다른 세기의 전환을 직감하는 작가의 시선을 한번 따라가 보시죠. Article 광릉 수목원 ‘숲이 오래’ 경기도 광릉 수목원 내에 있는 ‘숲이 오래’는 어린이들을 위한 생태 교육 공간입니다. 숲이 오래는 ‘숲을 오래 보존하자'는 뜻과 ‘숲이 아이들에게 오라고 손짓한다’는 뜻을 함께 갖고 있는데요. 이름에 걸맞게 부지에 있었던 나무들을 그대로 두고 건물을 비껴 배치해 숲과 어우러지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길을 바라 볼 수 있도록 계획했습니다. 아이들이 이 공간에서 뛰어 놀며 다양한 식물과 곤충을 접하고 탐구활동을 통해 산림생물과 생태계를 이해하도록 돕는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되어 있습니다. 숲과 자연의 생물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미래 세대에게 알려줄 수 있는 ‘숲이 오래’를 함께 만나보시죠. Projects 아치 쌓기ㅣ요앞 건축사사무소 비슷한 건물들이 줄지어 있는 서울 강남의 이면도로에 아주 독특한 건물이 나타났습니다. 대지는 북동, 북서 양면에서 정북일조권의 영향을 받아 위로 갈수록 건물을 계획할 수 있는 영역이 가파르게 줄어가는 땅이었는데요. 건축가는 규모와 조형, 평면에 큰 변화를 줄 수 없는 상황에서 건물의 외벽에 집중해 재료와 텍스처, 색감 등 표피를 이루는 요소들을 세분화해 다루었습니다. 거친 질감과 어두운 색감의 묵직한 벽돌, 매끈한 회색 벽돌, 백색에 가까운 밝은 벽돌 등 각각 질감과 색에 따라 층별로 나누어 적용하고, 여기에 크고 작은 아치 창을 적용해 리듬감 있게 입면을 표현했죠. 좁고 높게 선 건물이 다소 비현실적이고 이질적인 이미지를 연출하기도 하는데요. 그 존재감은 아주 드러납니다. 도시 골목 풍경에 유쾌함을 더하는 ‘아치 쌓기’를 만나보세요. 모노플렉스 오시리아ㅣ디자인다나함 부산의 새 명소로 떠오른 기장 오시리아 관광 단지에 최근 새롭게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 ‘모노플렉스’가 화제입니다. MZ세대를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소셜라이징Socializing’이라는 개념을 바탕에 두고 기획을 한 공간인데요. 쉽게 얘기하자면 ‘어떤 영화를 봤냐’ 보다, ‘어떤 공간에서 어떤 콘텐츠를 즐겼는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방문객들의 취향과 체험에 집중했습니다. 다양한 크기의 아치형 창과 창 너머로 보이는 식물, 공간의 특성에 맞춰 직접 제작한 가구들로 가득하고, 색상과 골재 비율을 커스텀 메이드한 테라조까지 적용했네요. 그저 이색적인 영화관이라고 하기에는 공간적으로도 관심 있게 지켜볼 요소들이 많습니다. 영화와 함께 다양한 공간 디자인 체험을 할 수 있는 ‘모노플렉스’를 소개합니다. News 🪴 원형정원 프로젝트: 달뿌리 - 느리고 빠른 대화 2021년 10월 8일(금) ~ 2023년 12월 17일(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원형전시실 원형정원 10:00 ~ 18:00 (월 휴무) 낙지다리, 노박덩굴, 단양쑥부쟁이, 배초향, 큰바늘꽃. 이 이름들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나요? 우리 땅에서 나고 자라는 자생식물인데요, 일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어떤 것들은 도시화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미술관 내 유휴 공간을 자연과 조응하는 정원으로 바꿔냈는데요, 이름만 들으면 생소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정겨운 생김새의 풀꽃과 나무들이 가득합니다. 정원 디자이너인 황지해 작가가 주변 서식 식물들을 옮겨와 환경과 공존과 공생을 담은 의미를 포함한 원형정원에서 오랜 시간, 계절마다 피고 지며 이 땅을 지켜온 식물들과 잠시 눈을 맞추고 그들이 건네는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세요. 🚶♀️국제갤러리 - Juilan Opie 2021년 10월 7일(목) ~ 11월 28일(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54, 국제갤러리 K2 K3 국제갤러리에서 줄리안 오피Julian Opie의 개인전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으로, 한국에서 선보이는 가장 큰 규모의 전시라고 하는데요. 30여 점의 건물, 사람, 그리고 동물 형태의 평면 및 조각 작품으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미니멀리즘적 접근으로 도시를 이루는 개개의 모습을 담아내면서 관람객으로 하여금 큰 호응과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도시의 건물과 사람, 그리고 동물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궁금하신 분들은 전시장을 방문해 보세요. Books <가상-건축 Architecture as Fabulated Reality>(2쇄 발행) 팬데믹 이후 가상 세계는 어느 때보다 뜨거운 이슈가 되었습니다. 팬데믹으로 생긴 현실적 제약들로 인해, 이제 사람들은 가상 세계에서 삶을 이어나가는 것에 익숙해져갑니다. 일상은 가상에서 이어지고, 가상과 현실의 경계는 더욱 흐릿해집니다.
가상과 현실이 뒤섞이면, 기존 현실에서 공간과 풍경을 만들어가던 건축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또 현실과 다름없는 가상에서 건축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건축과 공간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앞으로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가상-건축>은 가상 세계의 등장으로 인한 인식의 변화를 건축적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책입니다. 건축을 둘러싼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어떻게 바뀌어갈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추적하고 상상합니다. 또 건축은 애초부터 가상이었다는 과감한 결론에 이르기도 합니다. 이 책에는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건축 사이의 여러가지 고민거리에 대한 여러 건축가들의 생각이 모여있습니다. 그래서 각각의 에세이와 작업에 담긴 서로 다른 고민거리를 추적하고 비교해나가며 읽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를 통해 여러분들이 새로운 생각의 단초를 얻으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정해욱 <가상-건축> 공동 저자 Editor's Letter📮 자켓을 꺼냈는데 겨울이라뇨. 갑자기 찾아온 쌀쌀한 기운에 당황하신 분, 저 말고 또 계신가요? 지난 주말엔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내렸어요. 이제 추워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가려고 마음만 먹고 있던 한 루프탑 바가 번뜩 생각나더군요. 곧 있으면 단풍도 들고 억새꽃이랑 코스모스도 필 텐데. 옷장에서 막 꺼낸 자켓이 머쓱하지 않게, 늦기 전 마음 속 점 찍어 둔 장소에 부랴부랴 다녀와야겠어요. 가을은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좋은 계절이니까요. 얼마 남지 않은 천고마비의 계절, 가고 싶다는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때론 바쁘고 귀찮아서 가기를 미뤄온 곳에 다녀오는 거 어떠세요? 가을과 잘 어울리는 장소, 겨울이 오기 전에 가보면 좋을 멋진 공간이 있다면 살짝 귀띔해주셔도 좋아요. 에디터 달🦦드림 ㈜브리크컴퍼니 l info@brique.co l 02-565-0153 04779 서울시 성동구 뚝섬로1나길 5, G701호 (성수동1가,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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