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사 조수 풀장, 영화 콘택트, 기와, 하우스오브예젤, 기쁨의 삼각형, 베리시 성수, 셰이프리스미술관 이번 주 뉴스레터 소식은?
Articles
- [이베리아반도 유랑기] ③ 60년의 여정, 건축은 멈추지 않는다 - 레사 조수 풀장 Piscina das Marésom
- [최소장의 시네마노트] ③ 루이즈의 언어와 철수 씨의 집짓기 - 드니 빌뇌브 감독, ‘콘택트(Arrival)’
Projects
- 시간의 틈을 잇다 ‘기와 GIWA’
- 치유와 아름다움을 담은 공간 리뉴얼 ‘하우스 오브 예젤 House of YEZEL’
- 면적의 한계를 디자인으로 해결하다 ‘기쁨의 삼각형’
- 일상에 스며드는 곡선의 이야기 ‘베리시 성수 Verish Seongsu’
News
- ‘형상 없는 미술관’ 10년의 기록...민현준 건축가 ‘셰이프리스 미술관’
- 비인간 존재가 읽는 도시, ‘고양이는 어디에 살고 있을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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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의 여정, 건축은 멈추지 않는다
[이베리아반도 유랑기] ③ 레사 조수 풀장 Piscina das Marés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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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북서부 마투지뉴스 해안에 자리한 ‘레사 조수 풀장(Piscina das Marés)’은 건축가 알바루 시자 Álvaro Siza가 젊은 시절 설계한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콘크리트와 자연 암반, 그리고 대서양의 파도가 맞닿는 이 수영장은 단순한 휴양 시설을 넘어, 자연과 건축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최성우 필자는 이번 여행기에서 레사 조수 풀장을 찾아가는 여정부터 그곳을 걷고, 헤매고, 수영하며 몸으로 체감한 공간의 리듬을 섬세하게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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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서면 곧장 풀장이 펼쳐지지 않는 동선, 시야를 차단하며 점진적으로 열리는 공간의 전개, 그리고 물속에 떠 있으면서 바라본 수평선과 콘크리트의 질감까지, 건축적 경험이 어떻게 감각의 층위로 이어지는지를 차분히 풀어냅니다.
특히 알바루 시자가 수십 년에 걸쳐 수차례의 보완과 개보수를 거치며 보여준 태도-시간의 흔적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는 방식-는 필자의 시선을 통해 입체적으로 다가옵니다. 여행자의 시선과 건축가의 시선이 교차하는 이번 글은 단순한 건축 답사를 넘어, 공간과 시간을 경험하는 한 방식에 대한 성찰로 읽힙니다.
‘이베리아반도 여행기’ 세 번째 연재인 이번 글은 여름의 바다, 콘크리트, 그리고 건축적 여정 사이에서 펼쳐지는 감각적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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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의 언어와 철수 씨의 집짓기
[최소장의 시네마노트] ③ 드니 빌뇌브 감독, ‘콘택트(Arriv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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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석 필자의 이번 이야기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콘택트(Arrival, 2016)’를 다룹니다.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를 다룬 이 영화는 언뜻 전형적인 SF영화처럼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언어와 소통, 시간과 기억, 그리고 인간의 선택에 대한 깊은 사유가 담겨 있습니다.
필자는 이 작품을 단지 외계와의 교신에 관한 이야기로 보지 않습니다. 그는 건축가의 시선으로, 특히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 영화를 다시 읽어냅니다.
그는 영화 속 주인공 루이즈가 외계 언어를 익히며 사고의 구조 자체를 바꾸어가는 과정을, 아파트라는 표준화된 공간 언어에 익숙한 한 의뢰인이 단독주택이라는 낯선 세계로 발을 들이며 경험하는 감각의 전환에 비유합니다. 단순히 집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두 존재가 진심으로 이해하고 연결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건축의 본질과 영화의 주제가 맞닿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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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서 필자는 ‘집을 짓는 일’은 결국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일과 같다고 말합니다. 건축가는 익숙하지 않은 단어를 건넵니다. 높은 천장, 틀에 갇히지 않은 동선, 예상치 못한 창의 배치와 비효율적인 듯 보이는 여백들.
건축주는 처음엔 그것을 낯설고 비효율적인 말투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낯선 언어 속에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삶의 방식, 감각의 확장, 세계관의 전환이 담겨 있습니다. 도면 위의 선 하나에도 언어가 담기고, 창 하나에도 소통의 방식이 담깁니다. 그 과정은 헵타포드의 상형문자를 해석하듯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결국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는 순간 건축은 비로소 살아있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번 연재는 건축가가 설계자로서 공간을 만드는 사람이기 이전에, ‘말 걸기’의 기술자이며 새로운 언어의 번역자임을 다시금 일깨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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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틈을 잇다 ‘기와 GIWA’ㅣ드로잉웍스 DRAWING WORK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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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 W1+W2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기와’는 1949년 지어진 한옥(W2)과 1968년 증축된 5층 상가(W1), 두 상반된 건축물의 공존을 새롭게 해석한 작업입니다. 낡은 목구조와 콘크리트 상가라는 구조적 차이를 단순히 보존하거나 대체하는 대신, 시간성과 재료의 결을 존중하면서 새로운 질서를 덧입는 방식으로 접근했죠.
특히 두 건물 사이에 ‘골목을 닮은 계단실’을 삽입해 도시와 건축 사이의 경계를 흐리며, 사용자의 경험을 유연하게 잇는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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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변 상가의 입면은 한옥의 기와 지붕에서 착안한 금속 패널로 재구성되어 사라진 기억을 현대 건축 언어로 되살리고, 한옥은 틈과 빛을 활용해 시간의 깊이를 머금은 공간으로 탈바꿈합니다. 기와는 단순한 리노베이션을 넘어 과거의 흔적과 도시의 새로운 리듬을 중첩시키며, 오래된 것에서 출발한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한 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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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아름다움을 담은 공간 리뉴얼 ‘하우스 오브 예젤 House of YEZEL’ㅣ어나더디 스튜디오 anotherD studi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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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젤YEZEL’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피부과 공간이 단순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에서, 내면의 아름다움을 감각적으로 깨우는 치유의 장으로 재해석되었습니다. 디자이너는 ‘개화’의 상징성을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고, 자연의 순환처럼 미묘하게 변화하는 감각의 흐름을 공간에 녹여내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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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의 핵심은 ‘피어오르다’는 키워드에 담긴 상승과 생명의 기운을 건축 언어로 풀어내는 데 있었습니다. 외부 파사드는 만개하기 직전 꽃봉오리의 팽창된 형상을 연상케 하는 곡선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이는 공간 전반에 생동감과 긴장감을 부여했습니다. 암석과 풍화, 자연의 질감에서 영감을 받은 재료와 질감은 무채색의 절제된 팔레트 위에 얹혀져, 섬세하고 차분한 미감을 완성했습니다.
내부는 감각을 깨우는 여러 장치들로 채워졌습니다. 밝기 조절이 가능한 조명, 공간의 깊이를 더하는 음향 설계, 은은하게 감지되는 향기는 시각·청각·후각이 서로 반응하며 머무는 시간 자체를 하나의 경험으로 전환시킵니다. 이는 디자이너가 추구한, 물리적 치료를 넘어 감각적 전이에 이르는 치유의 경험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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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적의 한계를 디자인으로 해결하다 ‘기쁨의 삼각형’ㅣ건축사사무소 만화기획 mhgh architects + 지랩 Z_La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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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필지는 건축가에게 늘 흥미로운 도전입니다. ‘기쁨의 삼각형’은 도심 속 작은 대지에서 어떻게 공간을 효율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지, 그리고 골목이라는 장소성과 어떤 방식으로 조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건축물은 1980년대 지어진 벽돌 다가구 주택을 증축해 완성되었습니다. 신축보다 증축을 택한 이유는 법적 제한과 대지의 크기 때문입니다. 다만 단순히 면적을 채우는 방식이 아니라, 작지만 강렬한 공간적 경험을 만드는 쪽으로 해법을 찾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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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구와 계단실을 골목에 면한 사다리꼴 입면으로 옮기고, 각 층의 계단참에는 작은 테라스를 두었습니다. 이 공간은 계단 이용자에게 짧은 휴식처이자, 골목과 소통하는 장치입니다. 계단이라는 기능적 공간은 이 건물에서 입면의 표정이자, 골목 풍경과 관계 맺는 주요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저층부는 유글라스를 활용해 시선을 적절히 차단하면서도 빛은 풍부하게 들이고, 상층부는 스타코와 커튼월, 그리고 아연 도금 강판으로 재료를 단정하게 정리해 간결한 입면을 완성했습니다. 무질서한 이면도로 건물 사이에서 오히려 단순함이 주는 존재감이 더욱 뚜렷해집니다.
작지만 선명한 이 건축은 도시 속 작은 대지에서의 가능성에 대한 흥미로운 해답입니다. 좁은 틈에서도 관계를 만들고, 공간적 여유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 이 프로젝트는 그런 질문에 대한 하나의 응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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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스며드는 곡선의 이야기 ‘베리시 성수 Verish Seongsu’ㅣ얘긷꺼리 YGGG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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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는 단단한 건축 구조 안에 섬세한 곡선과 빛의 흐름을 담아낸 리테일 공간입니다. 디자이너는 규칙적인 구조 위에 유동적인 패널과 모듈형 가구를 배치해, 시각적·촉각적 경험이 어우러지는 공간을 완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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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브랜드의 첫인상을 형성하는 공간으로, 착색 마루와 아크릴 집기를 활용해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찬넬 시스템은 시즌별 유연한 상품 구성을 가능케 했습니다. 2층은 언더웨어 존으로, 동일한 마감재와 브랜드 소재로 만든 스피커를 활용해 공간과 브랜드 간 감각적 연결을 유도했습니다.
피팅룸에는 밝기 조절이 가능한 조명과 전·측면 거울을 설치해 실용성과 세련된 사용감을 동시에 확보했습니다. 이 공간은 브랜드의 서사를 감각적으로 체화하는 장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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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상 없는 미술관’ 10년의 기록...민현준 건축가 ‘셰이프리스 미술관’
민현준 저, 열화당 펴냄. 135×225 mm, 280쪽. 2만9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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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현대미술관 서울은 스타 건축가의 시그니처나 상징적 형상 대신, 도시에 스며드는 미술관을 지향하며 설계되었습니다.
건축가 민현준은 이를 ‘셰이프리스(Shapeless)’, 즉 형상 없는 건축이라 정의합니다. 단순히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조형물이 아니라, 장소의 맥락 안에서 사람들의 일상과 자연스럽게 관계 맺는 공간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미술관이라는 거대한 시설이 도시의 한 조각처럼, 공원처럼, 혹은 열린 마당처럼 기능하기를 바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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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이 탄생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기록합니다. 공모 제안부터 설계, 시공, 그리고 개관 이후 십 년의 시간까지, 미술관이 어떻게 도시의 역사와 지형, 사람들의 흐름 속에 응답하며 진화해왔는지를 세밀하게 풀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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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이 기록은 단순한 건축 과정의 아카이빙을 넘어, 동시대 공공 건축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묻고 있습니다. 보여주기 위한 건축이 아닌, 쓰이고 경험되며 일상에 스며드는 공간. 형태 대신 장소성과 관계를 선택하는 전략으로서의 건축입니다. 책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10년을 통해, 앞으로의 건축이 어떤 태도와 책임으로 도시에 존재해야 하는지를 독자와 함께 고민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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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인간 존재가 읽는 도시, ‘고양이는 어디에 살고 있을까’ 출간
아틀리에 호코 저, 심예진 번역, 백승한 감수. 프레스탁 펴냄. 202×243mm, 156쪽. 2만2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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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고양이는 어디에 살고 있을까’는 싱가포르 디자인 리서치 그룹 ‘아틀리에 호코 Atelier HOKO’가 펴낸 책으로, 인간 중심으로 설계된 도시를 고양이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는 탐구서입니다. 저자들은 싱가포르 공영주택 단지를 관찰 무대로 삼아, 길고양이들이 도시 구조물을 어떻게 해석하고 점유하는지를 기록합니다.
보이드 데크, 도로 경계석, 자전거 주차장처럼 일상적인 도시 요소들은 고양이들에게 쉼터이자 은신처, 혹은 전망대가 됩니다. 이 과정은 계획된 공간의 공식적 용도와, 그것을 비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존재들 사이의 긴장을 드러냅니다. 저자들은 이러한 긴장이 오히려 도시 공간의 숨겨진 가능성임을 보여줍니다.
‘고양이는 어디에 살고 있을까’는 우리에게 익숙한 도시 풍경 속에서 비가시적인 생명의 질서와 생태적 층위를 발견하게 합니다. 책은 도시 설계와 건축이 인간만을 위한 것이 아닌, 다양한 존재들과 공존할 수 있는 더 유연한 형태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질문을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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