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네가게 녹슨, 하우스 오브 초이, 동그란집, 연수래, 용담리 주택 이번 주 뉴스레터 소식은?
→ 탄화 동판에 표현한 과거와 현재, 미래 ‘울산 동네가게녹슨’ → 경주의 멋과 맛, 격을 찾아서 ‘하우스 오브 초이’ → 고요한 산마을 가족의 휴식처 ‘김천 동그란집’ → 작지만 건강하게 ‘봉천동 다세대주택 연수래’ → 만남과 헤어짐, 재회와 다시 그리기 ‘용담리 주택’ → 서울에서 열리는 ‘프리츠한센 150주년 기념 전시’ → 2022~23 건축집담 ‘경영자로서의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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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활동하는 정웅식 건축가는 울산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울산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가 2012년 개소한 (주)온건축사사무소는 지역 건축의 가치와 가능성에 대한 탐구를 통해 다양한 모델을 제시하고 지역이라는 물리적, 환경적, 그리고 현실적 요인을 뛰어넘어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이 소통하는 관계를 구축해 여러 가능성을 제안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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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진 않아도 전원 풍경을 배경 삼아 묵묵히 자기 세계를 구축하며 도시의 풍경을 바꿔온 그는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젊은건축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유학을 다녀오지 않고 지역에 기반을 둔 건축가로는 최초의 수상으로, ‘울산에서 활동하는 괴력의 건축가’는 당시 그가 받은 심사평인데요. 지역의 건축이나 건축가가 수도권에 비해 주목받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온전히 지역에서만 활동하는 그의 수상은 여러 생각거리를 남기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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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구도심에 위치한 '동네가게녹슨'은 노후화된 지역의 풍경을 작은 건물 하나로 변화시키고자 한 정웅식 건축가의 바람이 담긴 아트공방 카페입니다. 정웅식 건축가는 기능이나 구조적 생명이 다한 건축물을 철거하고 동네 사람들이 새롭게 공간을 만들어 갈 때 진정한 의미의 도시재생이 될 것이라 판단했는데요. 건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섬세한 건축적 요소들과 그 속에 내포된 이야기들이 무척이나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정웅식 건축가를 만나 녹슨에 대한 이야기와 지역성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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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능을 바라보며 커피 마시는 일, 무덤 사이를 산책하듯 거니는 일···. 어떤 도시를 떠올렸나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도시, 경주입니다. 선사시대부터 신라와 고려, 조선을 거쳐 역사도시로 자리매김한 경주는 오랜 시간 축적해 온 물리적, 정신적 유산을 통해 도시만의 고유한 경관을 형성하고 있죠. 하지만 도시의 관점에서 지역을 들여다보면 여행자의 시선만큼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임을 알 수 있습니다. 보존과 개발 사이, 도시 정체성의 혼란이 지속적으로 야기되고 있기 때문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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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초이HOUSE OF CHOI’는 오늘의 경주다움을 고민하고 그 가치를 미래 세대에 전하겠다는 목표로 출범한 브랜드입니다. 1779년 경주 교동에 터를 잡고 250여 년간 지역 사회에 기여해 온 ‘경주 최부잣집’의 새로운 이름이기도 하죠. 전통과 역사의 도시 경주에서 그 변화를 함께해 온 가문이 새롭게 벌이려는 일은 무엇일까요? 오랜 시간 자리한 물리적 장소를 개조하는 데 이어 지역 자원을 활용한 다채로운 문화 콘텐츠를 선보이기까지, 전통의 이름으로 다소 독특한 행보를 보이는 이들이 그리는 방향에 대해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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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산마을 속 동그랗게 마당을 품은 집. 경북 김천의 도공촌에 자리한 '김천 동그란집'은 낯선 도시에서의 새로운 시작을 앞둔 가족의 일상을 보듬는 휴식처입니다. 직장 발령으로 김천을 두 번째 고향으로 여기기로 한 부부는 어린 자녀와 함께 자연 속에서 마음 편히 쉬는 일상을 선사할 집을 바랐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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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는 집 중심에 자연을 넣기 위해 중정을 먼저 계획하고, 중정을 중심으로 공간을 돌려가며 배치했습니다. 그 결과 집은 원형의 형태에 가까워지게 됐는데요. 주방과 거실에 있을 때, 복도를 거닐 때, 아이들이 방에서 놀 때, 시선은 언제 어디서나 중정을 향합니다. 덕분에 가족들은 항상 함께 있지 않아도 서로 마주하며 소통할 수 있죠. 동그란 집으로 둘러 싸인 동그란 마당은 산의 풍경을 담는 동시에 가족만의 풍경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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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 다세대주택 연수래ㅣ비그라운드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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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봉천동에는 오르막을 따라 다세대·다가구주택이 빼곡히 들어서 있습니다. 10평 내외의 작은 주택들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8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러 양식이 혼재되어 있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데요. ‘봉천동 다세대주택 연수래’는 흔한 다세대주택으로부터 한 끗 차이를 만들어내고자 한 시도가 담긴 건물입니다. 쉽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재료와 형태 대신 타일과 알루미늄판, 스테인리스 몰딩으로 면을 구성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외관에 질서와 변화를 부여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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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조그마한 외부 공간인 발코니를 세대별로 배치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사업성의 벽을 넘지 못해 전 세대에 적용할 순 없었지만 클라이언트를 여러 차례 설득해 12가구 중 7가구가 크고 작은 발코니를 품게 됐습니다. 한편 일조사선제한은 9m 높이 내에서 주차장과 두 개 층 세대를 해결해야 하는 제약을 불러왔는데요. 이에 자칫 낮아질 수 있는 세대의 천장에 부분 콘크리트 노출을 제안, 천장의 높이 변화를 통해 작은 평수의 집에 풍부한 공간감을 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패시브 요소를 도입해 다세대주택의 취약점 중 하나인 결로와 곰팡이로 인한 불건전한 거주 환경을 개선했죠. 눈에 보이는 자리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섬세하게 고려해 지은 다세대주택, 연수래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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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는 평소 친분이 있던 건축가에게 연락해 땅을 사두었으니 이곳에 노후를 보낼 주택을 설계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건축가는 바로 현장을 답사해 계획안을 완성했지만, 아파트 평면에 익숙했던 건축주는 이 계획안을 선뜻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죠. 건축주는 마침 현장 가까운 곳의 설계사무소를 소개받아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1년이 지난 후, 건축주는 작업 중이던 설계사무소와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이유로 처음 작업을 의뢰했던 건축가에게 작업의 마무리를 다시 요청합니다. 그렇게 아쉬운 부분을 하나둘 지적하고 수정해나가다 보니 건물은 점차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게 됐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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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계획된 주택은 단일 건물이 아닌, 가족들이 생활하는 본채와 손님을 위한 사랑채로 분리되었는데요. 본채에는 구성원들의 생활 공간 이외에 별도의 대청마루를 마련해 가족들이 한데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사랑채에는 전문 목수에 비견될 만한 솜씨를 가진 건축주의 목공방을 마련했습니다. 지하층이지만 적당한 크기의 선큰과 폴딩도어 덕에 충분한 채광과 풍성한 하늘을 담아낼 수 있죠. 건축가는 이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건축이라는 것이 작은 요소 하나가 바뀌어도 전체가 달라진다는 단순한 사실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됐다고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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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츠한센 ‘영원한 아름다움’
2022년 11월 12일(토) ~ 12월 11일(일)
문화역서울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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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츠한센의 150주년 기념 전시가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일본, 덴마크에 이어 한국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프리츠한센의 주요 컬렉션과 더불어 한국의 공예·디자인을 함께 선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데요. 4명의 무형문화재 공예 장인과 3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해 가구와 역사, 디자인과 공예를 대하는 프리츠한센의 고유한 시각을 폭넓게 제안한다는 취지입니다. 전시는 프리츠한센의 제품뿐 아니라 북유럽 가구 디자인의 역사와 흐름을 살필 수 있는 아카이브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덴마크 본사에서 소장 중인 빈티지 제품과 카탈로그 원본, 주요 제품들을 비롯해 그간 한국에 번역되지 않았던 영상까지 만나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 프리츠한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톺아보며 일상 가까이에 있는 디자인의 힘을 실감해 보는 건 어떨까요. 전시는 12월 1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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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집담 ‘경영자로서의 건축가’
정림건축 9층 김정철홀 |
새건축사협의회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경영자로서의 건축가’를 주제로 건축집담을 개최합니다. 이번 행사는 건축가에게 경영자로서의 역할과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는데요.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과 이로 인한 경제위기 속에서 건축가는 과거의 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했는지, 이후 지속적인 건축 작업을 위해 '경영자'로서 어떤 고민을 하고 시스템을 구축했는지, 더불어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등 사회 전반에 걸쳐 건축가들의 전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가 마련될 예정입니다. 무료로 진행되는 행사지만 원활한 진행을 위해 선착순 50명에 한해 참가 신청을 받습니다. 온라인 생중계로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 참고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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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MZ세대에게는 다소 생소하겠지만 가수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원곡자는 따로 있지만 아무래도 대중들의 귀에는 김광석의 노래가 조금 더 친숙하겠죠. 1994년 발매된 이 노래는 치열하게 살아온 30대의 고단함을 시적으로 표현한 가사로 현재까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서른이 되기 훨씬 이전에 이 노래를 처음 접했을 때의 감상평은 아마도 '청승' 혹은 '궁상' 이런 단어들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정확히 서른이 되어 이 노래를 들었을 때도 노랫말이 딱히 공감되지는 않았습니다. 아니 어쩌면 공감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겠죠. 이후 시간이 훌쩍 지나 제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어 있을 때 그제야 이 노래의 가사들이 조금은 이해되더군요.
이번 브리크 vol.12를 취재하면서 많은 관계자를 만났고 그중에는 저와 나이가 같은 건축가, 공간 디자이너도 여럿 있었습니다. 치열하게 현장에서 무언가를 구상하고 만들어내는 그들의 에너지를 간접적으로 느끼면서, 지난 시간의 덧없음을 느끼고 조금은 무기력해진 저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추운 계절이 되면 감성적이고 우울한 기분이 들기 마련이죠. 그럴 땐 가상의 경쟁자를 만들어 절대 지지 않겠다는, 다소 어처구니없는 승부욕을 자극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분명히 도움이 될 겁니다.
분당 미소년 에디터P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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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크컴퍼니 l info@brique.co l 02-565-0153
04779 서울시 성동구 뚝섬로1나길 5, G306호
(성수동1가,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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