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테로토피아, 최초의 집, 다섯 뜰, 사이가, 사리당 이번 주 뉴스레터 소식은?
→ 문화적 기억을 되살린 오늘의 도시 ‘헤테로토피아’ → 나를 말하는 ‘최초의 집’ → 다섯 가지 중정을 품은 집 ‘다섯, 뜰’ → 비움과 채움의 조화 ‘사이가’ → 자연에 둘러싸인 한옥 카페 ‘사리당’ → 팬데믹 이후의 공간 ‘제14회 서울건축문화제’ → 아시아 예술가들이 내다본 미래 ‘구름산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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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돌창고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요? 1973년 남해대교가 놓이기 전 섬이었던 남해에 양곡과 비료를 보관하기 위해 지은 마을 단위의 공동 창고인데요. 그중 쓰임을 다한 창고를 문화 공간으로 조성해 마을에 새로운 움직임을 더해 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공간 배치를 통해 삶의 대안을 제시하는 문화 콘텐츠 기획 그룹 ‘헤테로토피아’가 그 주인공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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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창고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지역 내 방치된 유휴공간을 활용해 지역민에게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활동을 벌이는 헤테로토피아는 미셸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개념을 기반으로 한 공간 기획을 선보입니다. ‘현실에 있지만 유토피아를 상상하게 하는 다른 공간’이 곧 헤테로토피아가 지향하는 바이자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죠. 그렇기에 이들의 공간은 단순히 물리적 변화만을 목적하지 않습니다. 유형의 건축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기억과 이야기를 담아내고 나아가 새로운 활동을 도모할 수 있는 공간 콘텐츠를 기획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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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의 시간을 이어온 돌창고를 전시 공간과 카페로 개조했는가 하면 주차장이 될 뻔한 냉동 공장을 디자인 센터로 기획하기도 하고, 관광객을 위한 휴게시설이었던 남해각의 장소성을 살릴 방안을 모색해 재생 사업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남해 보호수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남해 고유의 이야기를 안팎으로 새롭게 전하곤 하죠. 2016년부터 지역 내 크고 작은 변화를 만들어 가는 최승용 헤테로토피아 대표를 만나 지금까지의 여정을 짚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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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말하는 집
여러분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 인생 첫 집에 대해 어떤 기억을 갖고 있나요? 20대부터 50대까지 열네 명의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첫 집에 대한 추억을 말하는 ‘최초의 집’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저자는 인터뷰이가 구술한 내용을 바탕으로 스케치와 도면을 곁들여 정성스레 그 집을 재현해 냅니다. 유년 시절 기억을 담은 허름한 농가 주택에서부터 도시의 다가구주택, 복도식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어디선가 마주쳤을 법한 평범한 집들인데요. 하지만 그 모든 집들은 ‘저마다의 세계’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김은산 작가는 이 책이 ‘스페이스 리그램’의 모티프가 됐음을 밝히면서 집은 장소가 아닌 방향으로, 나를 말하는 공간으로서 회복의 장소임을 강조하며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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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의 다채로운 중정이 있는 단독주택, 장지동 ‘다섯, 뜰’을 소개합니다.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한 ‘다섯, 뜰’은 생김새와 역할이 각기 다른 다섯 개의 뜰을 갖추고 있습니다. 건축가는 너른 땅에 놓일 건물의 형태를 가능한 한 길게 계획하고, 사이사이를 벌려 공간을 구획했는데요. 이에 따라 겉보기엔 반듯 단순하지만 그 속은 무척 다채로운 구조의 집이 탄생하게 됐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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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환대하는 너른 현관, 탁 트인 뷰를 제공하는 거실 앞마당, 손님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뒷마당, 아늑한 풍경을 내다볼 수 있는 욕실까지. 사이사이 들어선 중정 덕분에 이곳에 사는 가족의 일상은 좀 더 특별해졌습니다. 마당과 중정을 향해서는 크고 작은 창이 나 있어 실내에 있을 때 답답한 느낌도 덜하죠. 날씨와 햇빛에 따라 분홍, 노랑, 베이지 등으로 미묘하게 색을 바꾸는 벽돌은 이곳에서 사는 사람만이 알아차릴 수 있는 소소한 변화. 일상으로 다양한 경험과 풍경을 끌어들이는 집 ‘다섯, 뜰’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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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와조 붉은 벽돌이 주를 이루는 주택 단지에 자리한 ‘사이가’는 주변과의 조화 속 고유한 리듬을 가진 단독주택입니다. 방해받지 않는 공간을 원한 건축주의 바람에 따라 외부로 향하는 창을 최소화하고 두 매스 사이에 중정을 계획해 채광을 확보했습니다. 외부 마감은 친숙한 재료를 사용하되 빛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색상과 질감에 변주를 더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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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는 건축주의 취미 공간인 화실과 휴식을 위한 거실을 배치했습니다. 2층은 중정을 중심으로 주방과 안방이 각각 좌우측에 자리 잡고 있죠. 3층에는 가족 공간과 자녀방, 옥상정원을 두어 각 영역을 적절히 분리했습니다. 주택 곳곳의 사이 공간은 내외부의 경계를 허물며 협소한 공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듭니다. 오죽이 심긴 1층 비움의 공간, 단풍나무가 있는 2층 중정, 3층 옥상정원은 아늑한 공간에 평온함을 선사하죠. 비움과 채움의 조화, 사이가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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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사리당’은 녹음에 둘러싸인 한옥 카페입니다. 번잡한 도시 소음으로부터 한발 물러나 자연과 보다 가까이에서 마주 앉은 이와 담소를 나누며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했죠. 오랫동안 터를 잡고 있던 고택을 최소한으로 개조해 건물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질 높은 휴식을 선사하기를 꾀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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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은 총 두 개 동으로, 1동은 한옥을 개조한 실내 좌석 공간, 2동은 음료 제조 공간으로 구성했습니다. 한옥 고택의 좁은 실내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머무는 공간과 제조 공간을 분리하고,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부터 방문객이 방해받지 않도록 두 동을 멀찍이 떨어뜨려 배치했죠. 두 동 사이에 큰 여백을 두어 음료를 주문하고 자연스레 고택 주위를 감상하도록 하는 묘미를 더했습니다. 사방으로 낸 큰 통창과 외부를 향한 좌석은 차경을 위한 장치입니다. 기둥과 서까래, 주춧돌, 인방 등 고택의 구조부는 살리고 그 외 내부 요소는 절제해 녹음 진 바깥 풍경으로 시선이 흐르도록 유도했죠. 외부 구석구석을 채운 다채로운 조경은 풍류를 극대화합니다. 고즈넉한 정취를 품은 한옥 카페 사리당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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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서울건축문화제
2022년 9월 14일(수) ~ 9월 25일(일)
서울도시건축전시관 & 서울시청광장 |
제14회 서울건축문화제가 오는 25일까지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서울광장 일대에서 개최됩니다. 지난 14일 개막식에서 제40회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는 ‘라이프스타일’을 주제로 팬데믹 이후 변화한 생활과 공간 전반을 고찰하는 전시 및 프로그램을 선보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의 확산과 배달문화의 일상화 등 다양해진 생활 방식은 주거 공간과 긴밀하게 관계 맺고 있죠. 그 연장선에서 근미래의 공간을 조망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 취지입니다. 행사 기간에는 다양한 전시와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주제와 관련된 분야별 전문가의 의견을 나누는 ‘서울건축문화포럼’과 해설사와 함께 지역을 탐방하는 ‘건축문화투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여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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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산책자
2022년 9월 2일(금) ~ 2023년 1월 8일(일)
리움미술관 |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아시아 예술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전시 ‘구름산책자’가 열립니다. 리움미술관에서 기획한 첫 아시아 전시로, 건축, 미술, 디자인,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속한 아시아 예술가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고 하네요. 켄고 쿠마는 물론 익숙한 국내 작가들의 이름도 눈에 띕니다. 사실 예술에 있어 국적의 구분은 무의미하지만 각 작품이 지닌 고유한 문화적 배경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어 보여요. 지속가능한 재료를 탐구하는 건축가의 설치작부터 불가능을 기꺼이 상상해내는 SF 소설, 특별한 경험의 세계로 안내하는 초현실적인 풍경까지. 현재와 미래, 현실과 가상, 지정학적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이 궁금하다면 리움미술관으로 전시 나들이 떠나보는 거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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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왠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잔뜩 수다를 떨고 싶은 마음이에요. 윤가은 감독의 <호호호>(마음산책, 2022)를 읽고 든 생각이랍니다. 웬만하면 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탓에 ‘호불호’보다는 ‘호호호好好好’가 있는 그가 쓴 책은 지극히 개인적 취향으로 가득하지만 결국 좋아하는 마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요.
돌아보면 좋아하는 모든 걸 다 말할 수 있던 건 아니었어요. 너무 작고 별볼일 없어서, 이상하거나 유치해 보일까봐 ‘좋아하는 것 목록’에서 슬쩍 지워버린 영화나 노래도 많았죠. 순식간에 지나갈 가을을 잠시나마 붙잡아두기 위해 나의 ‘호호호’ 리스트를 다시 소환해보려고요. 이야기를 나눌수록 마음이 놓이는 사람과 함께, 선선한 공기가 기분 좋게 감싸는 바깥에서라면 더욱 좋겠죠? 어디서 무엇이 되었건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건 눈이 크게 떠지고 세상이 활짝 열리는 놀라운 기적이니까"요!
에디터 달🦦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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