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전히 ‘나이’ 이슈에 밥심을 소모합니다. 내 나이가 들리면 이름을 불렸을 때만큼 초조합니다. ‘대한민국 나이 타임라인’에 과연 나는 평균인가, 신경을 곤두세우면서요. 초면부터 막역지우가 되는 것도, 저런 싸가지, 버르장머리를 운운하는 것도 모두 나이가 바탕이 됩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라며 제 발 저릴 때에도, "너 몇 살이니”, “나이 거꾸로 먹었니” 힐난해야 할 때도 효과적인 숫자는 늘, 혀끝에 있죠. “몇 살인데 취직해야지, 장가가야지”하는 ‘으른’들의 등쌀에 “평균 수명이 다 됐으니 그만 가시죠”라고 받아치겠다던 이들도 모두 ‘나이’라는 프레임 안에 삽니다. 작년에 한국 나이로 서른을 맞은 저는 느지막이 사회로 나왔고, 모자란 깜냥으로 독립도 했습니다. 브리크의 팀원이 되어 그간 겸손한 원로 건축가가 만드는 작지만 위대한 집을 봤고, 또래의 젊은 건축주가 부지런히 모아 지은 틈새 집도 봤습니다. 스물둘에 사업을 시작해 연남동의 셰어하우스에서 가장 영롱하게 빛나던 청년의 미소를 봤고, 지난한 일상의 세월을 지나 마침내 해방을 일군 장년의 간절함도 봤습니다. 성별과 연령, 취향과 신분, 문화의 좌우 고저가 산산이 흩어지는 움직임을 감지합니다. 어느 누구도 덮어 놓고 우러를 윗물일 수도, 만년 고인 아랫물일 수도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열둘, 스물, 서른… 아니 마흔, 예순, 여든인들 대수인가요. 지금 여기 이 순간이 이렇게 기꺼운데. 주고, 표현하고, 사랑한다 말하기. '흐름'마저 멎고 '부유浮遊함'만이 남은 세상에서 소중한 것들을 곁에 둘 수 있는, 어쩌면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봄을 앞둔 서른 즈음에, 처음이자 끝으로 독자 여러분께 인사를 올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지금처럼, 브리크에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현준 드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 많은 이들이 일터를 떠나 새로운 삶을 맞이하게 됩니다. 길어진 수명으로 은퇴 후 짧지 않은 시간을 잘 보낼 방법을 찾는 일 또한 숙제로 남겨졌죠.
이 집 역시 그에 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된 집입니다.
작지만 우아한 집을 짓고 싶었던 만큼, 궁여지책과 묘수도 빛을 발했습니다. 1층은 몇 계단 낮춰 아늑한 레스토랑 같은 공간으로 탄생했고, 휴식을 위한 작은 테라스도 마련했습니다.
도심 속 세컨드 하우스, '해방촌 해방구'를 소개합니다. 한재훈 씨는 매일 아침 집으로 출근을 합니다. 재택근무라도 하냐고요? 아니요. 첫 번째 집에서 그의 두 번째 집으로 꼬박꼬박 출근합니다. 몇 년 전 은퇴한 그는 서울 도심 한복판, 10평 남짓 작은 땅에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했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걷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초대해 함께 밥을 지어먹고 싶었던 그에게 이곳은 새 인생의 베이스캠프가 되었습니다. 도심 한 가운데 작은 집을 지어 제2 인생을 시작한 한 씨를 만나 집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뉴스레터 내용이 제대로 보이지 않으신다면? 웹에서 보기 매월 1, 3주 수요일에 뉴스레터를 받고 싶지 않으시다면? 수신거부 Unsubscribe info@brique.co 04779 서울시 성동구 뚝섬로1나길 5, G701호 (성수동1가,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02-565-01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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