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패션 분야에서 ‘올드머니룩old money look’이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대대로 내려오는 부자들의 차림새’라는 다소 노골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데요.
새롭고 빠른 것의 경쟁에 지친 현대인들이 오히려 쉽게 복제하기 어려운 오래된 기품과 권위에 대한 추앙과 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투영된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비단 패션뿐 아니라 자동차와 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유사한 흐름들이 이어지고 있죠. 직각 형태의 오프로더에 젊은이들이 열광하고, 대대로 내려오는 명문가의 비밀 레시피 요리를 찾고 있죠. 건축 디자인 분야는 어떨까요?
지난해 한 지역의 아파트 단지 재건축 설계 공모에서 내로라하는 국내외 건축가들이 참여했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40여년이 넘은 기존의 디자인이 더 낫다는 평가가 나왔다는 점인데요. 필자는 빡빡한 고밀도와 지루하게 반복되는 패턴의 고층 아파트들보다 오히려 재건축을 기다리는 오래된 아파트에서 향수와 기품을 느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도시 경관이 현재에 이른 건축 디자인 강박증에 대한 이야기, 함께 들어보시죠. (참고로 사진은 해당 칼럼과 무관합니다.)
성수동은 재생 건축 프로젝트를 통해 낡은 산업용 건물을 트렌디한 상업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 경제와 문화를 부흥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오래된 산업용 건물에 보강되어야 할 단열재 부재의 문제는 여전히 잔존해 있습니다.
라벨지 제조사의 노후한 공장을 리모델링한 ‘성수 세림’ 프로젝트는 오랜 시간 머무르는 종사자를 위해 단열재를 보강, 쾌적한 근무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건물 내부 역시 동선을 해치지않는 선에서 단열에 유리하도록 레이아웃을 재구성해 생산 라인과 창고 공간을 통합하고, 사무실을 모아 배치하였습니다. 단열에 충실한 디자인은 건물 외관에도 반영돼 지속가능성을 높인 리모델링 건축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업무의 창의성을 높이는 다섯 개의 마당, ‘차이커뮤니케이션 사옥’ㅣ건축사사무소 반 Architects ban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광고 회사의 사옥인 이 건물은 건축가가 건물을 하나의 오브제로 만들기 위해 전면의 여백과 절제된 건물 비례를 중심에 두고 디자인한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백색 재료와 텍스쳐의 변화를 통해 도시 경관과 어우러지는 입면을 설계했습니다. 외부 공간은 위계를 가질 수 있도록 계획되었고, 업무 시설의 용도를 넘어 도시와 소통하는 구성 요소로 기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건축주는 사옥이 임직원들의 창의성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되길 원했습니다. 이에 건축가는 한정된 대지 내에서 도시와 자연을 조화롭게 담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결과 외부 및 내부 공간의 다양성을 통해 업무 환경의 창의성을 극대화한 사옥이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써드플레이스는 입주자들이 최소한의 규약으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주거 형태를 제안합니다. 이 프로젝트의 건축주이자 건축가인 박창현 소장은 ‘사는 이들의 삶의 질을 우선시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번에 입주자를 모집하는 신림점은 신림역 주변에 위치하여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산책과 슬로우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실내 공용공간은 고양이와 고양이 집사들을 위한 공간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입주자들은 비정기적인 문화생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